[공동기획]<3>다우리교복협동조합, 아수라장 교복시장, ‘미운오리새끼’가 바꿀 수 있을까?

 

 

아수라장 교복시장, ‘미운 오리새끼’가 바꿀 수 있을까?

[사회투자지원재단 공동기획]<3>다우리 교복협동조합

지난 6일 성남시청에서는 교복 패션쇼가 열렸다. 패션쇼를 주최한 곳은 ‘다우리 교복협동조합.’ 브랜드 이름은 ‘어글리덕(Ugly Duck)’이다. 야심차게 교복 시장에 뛰어든 다우리 교복협동조합을 지난 1일 성남시청에서 만났다.

▲ 패션쇼에서 선보인 다우리 교복협동조합의 교복. ⓒ다우리 교복협동조합
디자인 경력만 20년이 넘는 조합원 김정민 씨가 교복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을 때 주변에서 모두 말렸다고 한다.

“교복 업계에 문제점이 많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막상 깊이 들여다 보니까 문제가 심각한 것 같더라고요. 교복을 하셨던 분들이 하나같이 ‘왜 이렇게 고생스럽고 힘든 데 들어오려고 하느냐. 안 될 거다’고 얘기 하세요.”

중학생에 ‘술대접’ 하는 교복 세상

교복 시장은 ‘스마트’, ‘아이비클럽’, ‘엘리트’, ‘스쿨룩스’ 등 이른바 ‘빅4’라고 불리는 브랜드의 점유율이 80%에 이른다. 스마트는 SK, 아이비클럽은 제일모직, 엘리트는 제일합섬 등 재벌기업들에게서 각각 독립한 브랜드다. 아이돌 스타들을 내세워 광고를 하는 등 이들의 물량 공세에 중소 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한다. 김정민 조합원에 따르면 한 때 500개에 달하던 중소 교복 제작 업체는 최근 100여 개로 줄었다고 한다.

교복 시장이 과열되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교복 대리점들이 교장이나 교사들에게 ‘떡값’을 주는 사례는 다반사고, 학교의 ‘일진’들을 포섭해 신입생들을 데려오면 사례비를 주는 사례도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일진 중학생들에게 ‘술접대’를 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렇게 경쟁이 과열된 것은 교복 시장의 특성상 재고는 모두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 의류의 경우 계절별 판매를 하고 이월되는 재고는 2차, 3차 시장에서 할인 판매하며 재고를 소진하지만, 교복은 해당 학교 학생들에게 팔지 못하면 다른 데 팔 곳이 없다. 특히 대리점들이 재고를 모두 떠안는 불공정 거래 관행도 이런 부작용의 원인이라고 한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교복값은 내려갈 줄 모른다. 기본 복장만 상하의 한 벌에 30만 원이 넘어가고 하복에 여벌 셔츠와 체육복까지 구매하면 50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어른 정장도 요즘 맞춤 정장이 30만 원 안쪽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가격. 중소 교복 업체를 통해 공동구매를 하면 대기업 브랜드 교복의 70% 선에서 공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4개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아 담합이 쉬운 구조”를 원인으로 꼽는다.

게다가 대기업들의 판촉 경쟁에 아이들은 교복도 브랜드를 따진다고. 교복의 특성상 교복 겉에 브랜드가 표시되지 않지만, 안감 색깔을 달리 한다거나, 소매 같은 곳에 자수를 통해 은근히 브랜드를 드러내는 통에 아이들끼리는 한 눈에 브랜드를 알아본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교복 시장은 중소 개인업자들이 버틸 수 없는 바닥이라고.

개인의 벽, 조합으로 뛰어 넘어

이런 상황인지라 다우리 교복협동조합의 도전이 교복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생산자 협동조합 형태인 다우리에는 봉제업체 2곳, 디자인업체 1곳, 원부자재업체 1곳, 자수업체 1곳 등 5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디자인부터 원단 공급, 생산, 자수까지 완성된 교복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다. 모두 의류 업계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다.

시작은 이렇다. 교복 시장에 문제가 많다고 느낀 성남시 사회적기업지원센터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운영하는 관내 봉제업체 한 곳에 교복 제작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마침 10여년 전부터 교복 시장에 관심을 뒀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던 경력 40년의 봉제업체가 있어 함께 하게 됐다. 이어 원부자재업체, 자수업체, 디자인업체가 결합했다. 특히 디자인을 담당하는 김정민 씨는 성남 지역 한 예술고등학교에서 13년 동안 학생들의 단복을 제작하면서 익힌 학생들의 체형 및 선호 디자인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개인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협동조합을 통해 수직적인 생산 라인을 갖추고 규모를 키우니 교복 시장에 도전할 자신이 생겼다. 이들은 성남시 사회적기업지원센터에서 개설한 사회적경제 기초 과정을 수강하고 지난 7월 협동조합 설립과 법인 등록까지 마쳤다.

앞으로 문제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과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

경쟁력 면에서는 의류 업계에 30년 이상 몸담아 온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한다. 대기업이 대량 구매를 통해 원단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중간 마진과 홍보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고 재고를 없애면 더 좋은 품질의 교복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각자 사업체를 가진 개별 사업자이지만 교복 제작에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교복 제작 시기는 가을ㆍ겨울 제품 생산이 끝난 비수기인 11~12월 사이에 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판매망인데 조합이 설립되자 관심을 보이는 대리점들이 생겼다. 김정민 씨는 “기존의 지역 중소 교복 업체들이나 대리점들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협력의 대상이라고 본다”며 “지역의 교복 관련 업체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우리 조합에 관심을 가진 분들의 문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작은 힘을 모아 대기업에게서 침해 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조합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무상교복, 가능할까

인터뷰가 끝난 뒤 다우리 교복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났다. 이 시장은 ‘무상교복’을 추진하려다 시의회의 반대에 걸렸던지라 교복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 시장은 “최소한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중학생만이라도 학부모들이 교복값에 부담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우리 조합원들이 이 시장에게 “아이들이 교복도 브랜드를 따진다”고 고충을 털어 놓자 화들짝 놀란 이 시장은 “교복의 취지가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인데, 브랜드가 구별이 되면 교복을 입는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현장에서 직원에게 “교복에 브랜드가 구별되지 않게 하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시장은 또한 “대기업의 골목시장 진출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데, 교복 시장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며 “사회적 경제를 키워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교복협동조합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응원했다. 이 시장은 “협동조합은 적정한 이윤만 취하고 나머지는 공공의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브랜드 이름은 왜 ‘어글리 덕'(Ugly Duck)이라고 했을까?

“유명한 교복 브랜드 이름들 보세요. ‘아이비클럽’, ‘엘리트’, ‘스마트’ 등 엄마들이 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잖아요.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된다는 것. 아이들에게 감성을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이재명 성남시장과 면담하고 있는 다우리 교복협동조합 조합원들.
ⓒ프레시안(김하영)
협동조합의 강점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직접적 만남을 통한 관계망이다. 협동조합의 두 날개는 사람들의 모임인 결사체와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일 것이다. 이런 두날개를 가진 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에 있어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협동조합의 내부 구성원인 조합원들과의 만남과 더불어 협동조합 외부에 있지만, 협동조합과 여러모로 관계한 사람들 바로 내외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만남이다.

다우리 협동조합은 교복이라는 아이템으로 협동조합 내부에 의류생산과 관계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고, 협동조합 외부에는 교복과 관련된 청소년, 학부모, 학교관계자, 교복유통업자, 영세 교복생산업자등과의 만남을 통해 교복사업을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다는데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만남안에서 협동조합 리더들은 지역사회의 필요와 만나고 사명감을 갖게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협동조합을 시작하시려는 분들께서는 지역사회와 하시고자하는 사업과 관련된 “사람들”과 만나길 권해 드린다. 서로 만나고,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야말로 협동조합다운 운영원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이제 만나러 갑시다!

                                                                 /사회투자지원재단 김동언 책임연구원
김하영 기자(=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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