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 칼럼] 목표가 있는 총회를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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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을 맞으면서 모든 조직들은 회원들이 한 곳에 모여 한 해를 결산하는 총회 준비로 분주하게 되는데, 매년 가장 큰 고민거리는 회원들의 참석률과 내실 있는 총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인 듯하다.

정족수 미달로 총회가 무산되는 경우가 실제 발생하고 있고, 그런 경험을 갖고 있는 조직의 경우는 ‘정족수’를 확보하는 것이 총회 준비에서 가장 큰 일로 여겨지기도 하다. 총회 참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조직과 회원의 정서적 관계를 비롯해 개개인 및 사업 관련 일정, 총회 시간대, 장소, 날씨 등과 같은 물리적 요인 및 안건의 내용 등 너무나 다양하다.

또한 내실 있는 총회가 되기 위해서는 안건 내용에 대한 참석자들의 이해와 관심 유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충분하고도 적절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안건을 충분히 논의하고 검토할 수 있는, 그러나 회원들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적절한 총회 시간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처럼 한 번의 총회를 치루기 위해 우리가 고려해야 할 요인도 많고, 실무적으로 투여해야 할 노력이 매우 크며. 그 노력 정도는 조직의 규모, 사업 내용, 업력, 내부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 정도에 비례하기도 한다.

많은 노력이 투여되는 조직의 큰 행사이기에 모든 조직은 총회를 통해 회원들의 결속력이 높아지고, 집단지성의 힘으로 조직이 더욱 강고해 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고, 내부의 이해관계에 의한 입장 차이가 뚜렷한 안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총회장을 서로 반목하고 분열시키는 장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의 다양한 관점 및 개별 회원들의 경험치와 상황 인식 차이 등을 고려한 조직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가 반영된 것이기 모든 조직에는 이런 현상을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조직을 잘 운영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 된다.

12월 9일,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의 2015년 정기총회에서 ‘공동대표와 운영위원 등 임원 선출에 관한 안건’을 처리했던 방식은 총회를 앞두고 있는 제 단체들에게 시사점과 문제의식을 제공할 수 있는 사례라 여겨진다.

통상적으로 임원 선출은 내부의 선거규정에 입각해 사전에 후보를 등록하고 선거유세 과정을 거쳐 총회 당일 선출한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리더 및 운영진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된, 또는 내정 된 차기 지도부가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당일 이루어진 연대회의의 임원 선출 과정은 현장 상황에 일임한 듯 했다. 일정 기준을 갖고 범주화 된 회원단체 그룹에게 공동대표와 운영위원 수를 배정하고, 그룹별로 회원단체들이 모여 부여된 수의 공동대표와 운영위원들을 정하고, 그 결과를 총합해 공동대표와 운영위원들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연대회의의 사례는 조직의 성격에 부응하는 주요 안건에 대한 인식과 그에 합당한 방식의 선택이라는 3가지 측면이 반영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시사점이 있다.

첫째, 참여적 관점에서의 관련 규정의 운용

임원 선출 관례에 비춰 봤을 때, 연대회의에서 채택한 방식은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특정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 형성을 고착시킬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그러나 정관 제10조(임원의 선출)① 공동대표는 대표자회의에서 정회원의 대표자 중에서 선출한다. ②상임대표는 공동대표 중에서 공동대표들이 선출한다. ④ 운영위원과 감사는 정회원 중에서 정회원의 추천과 대표자회의 승인을 거쳐 선출한다. 라는 정관의 규정에 입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의 발언과 참여로 그칠 수 있는 추천 과정을 소그룹 방식의 논의 과정을 통해 참석 회원들이 전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보다 참여적이다.

둘째, 자율성에 대한 존중

연대회의가 취한 방식은 회원단체들 스스로가 판단하고 조율할 수 있는 과정을 실천한 자율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의미가 있다. 자율성을 존중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단체들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것이며, 선택에 따른 결과를 기꺼이 수용하고 그것을 전제로 나아갈 수 있는 성숙함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셋째, 조직의 성격에 부합하는 중요 안건에 대한 인식 반영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참여하고 있는 느슨한 협의체로써의 연대회의 성격을 고려해 볼 때, 회원단체들의 역할 나눔이나 역할 순환을 회원단체들이 직접 논의하면서 조율하는 것은 그 어떤 안건에 비해서 그 중요도가 높은 사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사업은 회원단체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관점에서 접근되는 사안이지만, 특정 역할을 맡는 것은 회원단체들에게 헌신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대활동에서 당연한 현실이면서도 어려운 점은 회원단체들의 형편에 따라 연대 활동에 대한 참여 정도나 중요성 부여 정도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연대회의에서 보여준 방식은 회원단체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발하고 책임성을 고르게 나누려는 장치로 해석 될 수 있다.

 

연대회의가 채택한 방식은 조직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에 방식을 일반화 하기는 어려움이 있으나 3가지의 시사점은 모든 조직에서 검토해 볼 수 있는 접근 관점이다. 나아가 조직력 강화의 관점에서 매년마다 총회의 목표를 정한다면 조직력 강화라는 추상적 표현에 구체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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