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생협 투쟁이 한국협동조합운동사에 남긴 교훈

 

 

 

장원봉(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 협동조합기본법제정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세계협동조합연맹에 의하면, 협동조합이란 구성원에 의해서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서, 그들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염원을 충족하고자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들의 자율적인 결사체이다.

 

 

 

  유엔이 정한 협동조합의 해인 올해 12월 1일부터 한국의 협동조합운동은 협동조합기본법시대를 맞게 된다. 한국협동조합운동사에서 협동조합기본법 첫해, 세종대생협의 투쟁은 한국의 협동조합운동의 가장 중요한 경험으로 기록될 것이다.

 

 

 

  2001년 3월 24일 창립된 세종대생협은 대학본부와 학생을 위시한 대학 구성원들에 의해서 합의된 대학민주화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세종대생협은 단순히 대학의 복지사업의 위탁업체가 아니었다. 대학 구성원의 화해와 협력을 매개하는 중요한 장이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대학의 복지사안에 대한 대학구성원들 사이의 의견을 중재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해왔다.

 

 

 

  하지만 2009년 박우회 총장의 취임 이후에 이 같은 대학복지와 관련한 구성원들의 민주적인 운영구조인 생협은 대학본부에 의해서 위협받게 된다. 2009년 12월 대학본부는 생협이 대학의 구성원들과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였던 학생회관 등의 복지시설의 운영권을 외부업체에 위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 이에 대해서 세종대생협 조합원인 학생들은 1,000여명의 서명운동과 항의방문 등을 통해서 대학본부 측의 일방적인 처사에 저항해 왔다.

 

 

  대학본부는 2010년 3월 신축 학생회관 복지시설 일괄 위탁운영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생협의 적립금 기탁 및 매장의 수익을 대학에서 사용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생협에 보냈다. 이에 생협지키기 만이천 세종가족 서명운동을 통해 5185명의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2010년 11월 생협과의 약정해지를 통보하였다. 그리고 2011년 3월에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세종대생협을 상대로 학교 식당 및 복지시설의 운영권을 내놓으라는 내용의 명도청구 소장을 제출하여, 9월에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 세종대생협 구성원들은 항소하며 주 1회 교내 삼보일배 시위를 시작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갔다. 하지만 법원이 세종대생협의 항소심 패소판결을 결정하면서, 2012년 7월 3일 세종대생협은 법원으로부터 복지시설에 대한 양도 강제집행 계고 및 명도이행 공문을 받게 되었다.

 

 

  세종대생협이 대학본부에 의해서 대학캠퍼스 밖으로 내몰리게 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세종대생협은 이 같은 상황을 각종 언론매체와 협동조합 관련 기관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사태의 부당함을 알려나갔다.

 

 

 

  그리고 세종대생협은 3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협동조합연합회가 소속되어 있는 협동조합기본법제정연대회의와 한국대학생협연합회와 함께 2012년 7월 23일 세종대 대양홍 앞에서 ‘세종대생협 지키기와 대학상업화 문제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서 협동조합운동단체들은 다함께 ‘조합원의 선택이 아닌 외부의 힘에 의해서 협동조합이 없어지지 않도록 세종대생협을 지키는 투쟁에 끝가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각 단체의 연대의 마음을 담을 플랭카드를 세종대생협에 전달하였다.

 

 

  전국의 협동조합운동단체들의 동참은 법원의 강제집행이 예상되었던 2012년 8월 10일에 ‘협동이 흐르는 밤에-세종대생협을 사랑하는 협동사회인들의 문화제’를 개최하면서 밤새 세종대생협을 지키는 투쟁으로 이어졌다.

 

 

 

  세종대 대학본부는 2012년 8월 14일에 ‘세종대생협을 상대로 제기한 명도소송을 취하하고 생협의 존치와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세종대생협에 보내고, 상호신뢰를 위한 새로운 협약체결을 제안해왔다.

 

 

 

  현재 세종대 대학본부와 생협 측은 새로운 협약체결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여전히 대학본부측은 대학복지사업을 수익을 위한 수단으로 사고하고 있지만, 이전처럼 이를 일방적으로 관철하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대생협의 투쟁은 여전히 진행형에 있지만, 세종대생협은 조합원 구성원들에 의해서 굳건하게 지켜졌으며, 협동조합기본법 첫해 협동조합 간의 협동의 훌륭한 전통으로 한국협동조합운동사에 남겨지게 되었다.

 

 

 

 

  협동조합은 구성원들의 필요에 의해서 선택된다. 그들의 필요에 답을 하지 못한 협동조합은 선택을 받지 못하며, 선택을 받지 못한 협동조합은 사실 존재의 이유가 없다. 세종대생협은 대학 구성원들의 복지실현과 조합원의 민주적 운영을 성실하게 실천해온 모범적인 협동조합이었다.

 

  이는 세종대생협을 지켜온 조합원 학생들의 끊임없는 지지와 동참을 통해서, 전국 각지에서 세종대생협을 지키기 위한, 문화제를 가장한 낭만적인 철야투쟁에 참여한 협동조합인들의 연대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이것이 세종대생협의 투쟁이 한국의 협동조합운동사에 남긴 귀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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