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협동조합운동의 미래는 협동조합운동의 새로운 도전에 달려있다.

협동조합운동의 미래는 협동조합운동의 새로운 도전에 달려있다.

 

▲ 장원봉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 ⓒ프레시안(최형락)

 

장원봉(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

한국사회의 협동조합운동은 이제 협동조합기본법 시대를 맞고 있다.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자유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 것이다.

 

 

이번 좌담회에 참여해주신 협동조합운동 활동가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에 협동조합으로 법인격을 인정받지 못해 조직의 운영원리와 부합되지 못한 법적 규정을 따라야 하는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었던 노동자협동조합을 지향해온 조직들에게는 개인사업자 혹은 주식회사 등의 형태에서 실질적인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나 신용협동조합들이 활동영역을 넓혀서 다양한 분야의 이종(異種)협동조합 설립지원을 통해 조합원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일공동체(worker’s collective)를 통해서 조합원의 자기고용과 자조활동을 촉진하고 있으며, 신용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여러 협동조합의 설립 시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기존 협동조합운동이 법인격의 인정을 통해 좀 더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가능하도록 하며, 조합원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이종(異種)협동조합의 설립을 촉진할 것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운동에 대한 인식이 낮은 한국사회에서 이번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이 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을까? ‘사회적기업육성법’은 법인격의 인정이 아니라 특정한 정부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원정책에 지향되어 있던 탓에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설립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협동조합기본법’은 구성원의 사회적ㆍ경제적ㆍ문화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자치조직의 활동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이라는 측면에서, 스스로의 필요를 협동조합이라는 자치적 운영조직을 통해서 충족하려는 주체들에게만 한정된 유인을 제공하게 된다.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시장의 소비활동에 익숙해있는 사회적 인식 속에서, 과연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을 통해 한국사회에서 협동조합운동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정부의 정책자금을 배경으로, 사회적기업의 철학적 기반없이 인건비ㆍ운영비 지원을 매개로 우후죽순(雨後竹筍) 생겨나는 사회적 기업들의 시장화와 함량미달의 지원기관 난립 경향을 보면서, 그런 모습의 협동조합 활성화를 바라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협동의 새로운 가치를 한국사회에 확산하고 자본주의 시장권력의 다른 선택지로서 협동조합운동을 뿌리내리기 위한 방안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자본주의 시장실패에 대한 자본주의 내의 인정과 성찰의 움직임 속에서 협동조합운동을 역설하고 있는 영국의 카메룬 보수당 정권처럼, 협동조합에 대한 국가의 관심과 기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국가가 협동조합운동을 지원하고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있다.

 

 

 

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은 생활세계의 필요를 구성원 스스로 협력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민의 자치역량에 기초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동조합운동은 시민사회의 역량과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 아직까지 한국의 시민사회는 협동조합운동을 시장권력에 대응하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사회에서 협동조합운동의 주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미 지역마다 다양한 생산과 소비영역에서 협동조합운동이 실천되고 있다. 이들의 운동이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어떠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가는 협동조합운동의 활성화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협동조합이 어떻게 지역에서 시장의 편리성과 차별성을 가진 자신의 존재가치를 조합원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인정받고 있는가 하는 점은 협동조합운동의 주체뿐만 아니라 새롭게 협동조합운동을 시작하려고 하는 또 다른 주체들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협동조합운동의 가치는 조합원과 지역사회 구성원의 참여에 있으며, 그것은 협동조합이 그들의 필요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업운용과 조직운영을 하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결국 협동조합운동의 미래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돈벌이 경제의 수단으로 장악한 시장권력으로부터 시민사회가 자유로울 수 있는 협동조합운동의 쉼 없는 새로운 도전에 달려있다.

 

 

 

* 이 글은 프레시안과 사회투자지원재단의 공동기획인 [헬로 협동조합법] 의 일환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프레시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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