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반 학습으로 성장하는 사회적경제 활동가 (2) 교육 사례 분석

앞에서 분석했듯이 사회적경제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장 활동가들이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이 양적, 질적으로 부족함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사회적경제 현장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현장성과 참여형 교육의 부재다.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국내외 교육 사례를 분석해보고 그 시사점을 통해 사회적경제 현장 교육에 반영해야 할 지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두번째> 현장실천▪참여형 교육 사례 분석

 

1) 대학수업을 통해 실질적 창업을 실현한다 티미아카테미아(Tiimiakatemia 핀란드)

(신명호(2015), ‘사회적경제 교육 이대로 좋은가?’ 심포지엄 자료집 중)

 

핀란드 Jyväkylä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 (3.5년제 직업전문대학)의 경영학 학사 과정인 Tiimiakatemia는 입학 직후 15명 내외의 학생을 한 팀으로 묶어 (핀란드에서는 생활화된 기업 형태인)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팀기업 자체 혹은 팀기업간 제휴 형식의 다양한 수익 사업을 실제로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실전 사업 경험을 해 볼뿐만 아니라 사업에서 생긴 수익금을 적립하여 3년 과정을 마친 후 6개월 동안의 세계 여행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이 과정의 핵심 특전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도 현재 이러한 교육과정을 마친 팀 기업가의 47%가 졸업 이후에 2년 이내에 창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Tiimiakatemia는 전통적인 학습 방법에 회의를 느낀 J. Partanen 교수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서 영감을 얻어 팀워크와 소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실습을 통해 배움을 얻고자 하는 학습 방법에 주목하면서 시작되었다. 1993년 신설된 정규 학사 과정인 Tiimiakatemia는 매년 40 ~ 6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여 입학 직후 15명 내외 학생으로 팀을 구성하여 실제 협동조합을 설립하도록 하고 팀기업 단위로 자체 혹은 팀 제휴 형식의 다양한 수익 사업을 수행하도록 한다. 그 가운데에는 가르치는 교수가 아니라 학습과정을 지원하는 학습 코치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학습과정을 지원하는 학습 코치는 오랜 시간 현장의 경험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창업 및 경영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Tiimiakatemia 의 교육 철학은 강의가 곧 배움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사람은 누군가의 가르침 없이도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였다. 학생을 학습의 파트너이자 학습의 주체로 내세워 팀워크와 소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실습을 통해 배우게 한다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다. 크게 보면 ‘고객이 원하는 사업을 실제로 해보기’와 ‘사업에 연관된 이슈에 관해서 책 읽고 에세이 쓰기’로 구성돼 있다. ‘실행과 실험으로 얻은 경험이 책에서 얻은 지식적 이슈를 구체화시켜주고 우리의 사고를 풍부하게 한다’는 기존 학습이론(Kolb의 경험학습론, Nonaka & Takeuchi의 지식생성이론, Senge의 학습조직론 등)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았다.

 

Tiimiakatemia의 학습 프로세스와 전략은 로켓모델과 ATP 모델이다. 로켓모델은 Tiimiakatemia의 핵심 원리로서 학생이 개별 학습과 고객 중심의 사업(Project) 진행을 통해 어떻게 기업가로서 발전할 수 있는가에 대한 Process를 설명해 주고 있으며, 특히 고객을 중심에 놓고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서 학생 본인뿐만 아니라 코치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병렬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분석 도구로서 사전 모토롤라 Pre-Motorola 보고서(팀 프로젝트 전 작성하는 보고서)가 매우 중요한데 이 보고서의 핵심은 매우 간단 명료한 몇가지 질문에 학습자들이 자기 생각과 결론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그 질문은 아래와 같다.

∙ 이 고객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엇인가?

∙ 이 프로젝트가 고객한테 이로운 점은 무엇인가, 고객의 역할은 무엇인가?

∙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데 어떤 이론 지식을 적용할 것인가?

∙ 이 프로젝트는 어떤 노우하우(know-how)와 기술을 요하는가?

∙ 우리가 이 프로젝트의 목표 및 비전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Tiimiakatemia 교육과정이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정리하면 △기존의 일방통행식 교육 전달 방식에서 피교육자가 주체가 되어 주도하는 학습 방식으로의 변화 △ 탁상 이론 중심의 교육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 경험이 있는 교육진을 중심으로 구성 △피교육자에게 가르치는 방식의 교육이 아닌 현장 전문성을 가진 학습코치에 의해 상호 피드백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2) 사회적기업가는 학위가 아니라 성찰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사회적기업가 학교 (SSE 영국)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학교(School for Social Entrepreneurs)’는 1997년 마이클 영(Michael Young)에 의해 설립되고, 현재 Young Foundation이라고 알려진 지역사회 연구 기관이 만든 조직체 중 하나이다. SSE는 1998년 동부 런던의 베스널 그린(Bethnal Green)에서 첫 학생들을 모집하였고,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현재에는 영국의 12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아일랜드와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등 다양한 국가들에도 설립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SE의 교육방법은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가와 실천가로부터 경험을 듣고 자신의 조직 발전을 위한 영감과 함의를 얻도록 하는 ‘성찰’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질의하고, 상호 배우고, 강의자 및 학생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학습의 내용이 매우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것이 특징이다.

교육 코스는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지닌 최대 20명의 학생들로 구성되고, 각 코스는 목적에 따라 길이나 구성 요소도 다양하다. 학습자들이 각 주제 및 이슈별로 관련 전문가 등을 초청하고 살아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Big Issue, Fifteen, Eden Project 등 다양한 섹터의 사회적기업가를 초청하여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한다. 기업재무, 마케팅, 법적 지식, 전략 및 사업계획 수립과 같이 전문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참여시켜 실제적이고 상호 작용하는 방식의 워크숍을 개최하여 각자의 조직에 필요한 out-put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습자들간의 학습 외에도 SSE와 연계된 멘토로 하여금 학생들에게 개별적 조언, 코칭, 정보 제공, 지원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학습자들이 종사하는 업종에 선진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는 동문 및 펠로우 사회적기업을 방문하는 기회도 다수 가질 수 있다.

 

각 교육프로그램은 최소한 6일로 구성되어 있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종류는 해마다 변경된다. 전체적인 학습과정은 액션러닝(Action Learning) 세팅을 구성하고 있으며, 필요시마다 강의 및 워크숍 과정으로 분류하여 학습자들이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SE 수료 후에는 졸업생의 자격이 주어지고 이 자격은 평생 지속된다. Fellowship network가 일종의 클럽처럼 운영되는데, 졸업생과 지속적으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매개체가 되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러 현장의 문제에 관한 조언을 구하거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영국 SSE가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정리하면 △현장중심, 경험중심, 개인 맞춤형 교육은 심층인터뷰를 통한 엄격한 수강생 선발에서부터 시작 △ 공식적인 학력인정이나 자격증이 없으면서도 지속적인 현장중심형 학습과 졸업생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역사와 전문성을 인정받음 △ 교육과정이 아니라 사회적기업가 개인의 성장이 목적이기 때문에 교육기간 뿐만 아니라 이후의 전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영국의 SSE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민간영역에서 사회적기업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민간영역을 정책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행정부의 입장에서 발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영역의 SSE가 자생성을 갖출 수 있었으며, 정부와 상호 보완적 관계로 상호 파트너로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3) 정형화된 학습이 아닌 학습자 맞춤형 모듈학습을 통해 성장하다

영국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아카데미

 

사회적기업아카데미(Social Enterprise Academy)는 사회적기업으로 2004년에 설립되었으며, 2008년 이후에 사회적 기업을 촉진하고 지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12개 스코틀랜드 지방정부에서 사회적기업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사회적기업아카데미의 탁월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지방정부의 독자적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 특히 2개 지방정부는 사회적기업 학교 프로그램의 1/3을 사회적적기업아카데미의 활동과 연계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이들 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액션러닝 학습법을 통해서 탁월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면서 사회적기업을 이해하는 기술과 지식을 개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아카데미는 새로운 인식과 활동 방식을 발견하는 것을 핵심적인 목적으로 학습프로그램을 설계하기 때문에 학습자들과의 상호소통과 현장에서의 실행과 성찰을 주요한 학습방법으로 활용한다.

 

학습 방법의 특징은 첫째, 학습자는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협력하기도 하며, 상호 반영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며, 이는 훈련이 아닌, 개인적 발전과 변화를 위한 참여를 조직하는데 그 가치가 있으며, 둘째 가르치는 것이 아닌, 지도(tutoring)과 촉진(facilitation)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셋째, 학습과정이 아닌 프로그램에 기초하는데, 전체 과정이 조직되어 있기보다는, 학습자의 니즈에 부합되는 모듈의 결합으로 프로그램이 형성되어 있다. 넷째, 교육이 아닌 학습과 개발에 집중되어 있는데, 공시적인 교육 구조라기보다는 실제로 적용 가능한, 지속적인 개선의 작업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아카데미의 교육 프로그램은 △리더십(leadership), △기업운영(enterprise), △학습법(learning),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 등의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은 기초과정(Introduction to leadership), 중급과정(Award in leadership), 심화과정(Certificate in leadership) 그리고 고급과정(Further learning)으로 구분된다.

사회적기업아카데미의 교육이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시사점은 △ 교육과정은 학습자의 맞춤형 프로그램 모듈로 구성함에 따라 학습자들이 본인의 필요에 맞게 선택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문제 해결을 위한 이론과 실천을 통합하는 과정 중심의 교육설계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4) ‘Learning by doing’ 학습팀을 기반으로 현장에서 실천을 통해 성장한다 사회투자지원재단 페다고지

 

필자가 속해 있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은 현장 활동가들의 Learning by doing을 통해 문해해결 역량을 향상하고 학습자들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지속적인 활동 동력을 만들기 위해 2016년도부터 ‘사회적경제 학습 공동체 페다고지’ 운영하고 있다.

페다고지의 학습 철학은 ① 지식은 전수될 수 없으며 오직 학습자 안에서 형성되고 창조된다. ② 학습의 과정은 학습자 중심이어야 하며, 코치는 학습 과정을 지원하고 촉진한다. ③ 모든 사람의 생각과 견해는 그 자체로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언제나 존중받는다. ④ 학습자 개인 간의 서로 다름은 새로운 것을 깨닫고 발견하며 창조할 수 있는 성장의 계기를 제공한다 ⑤ 내가 학습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해답은 바로 내 안에 있고, 내가 일하는 현장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학습철학을 기반에 두고 △학습팀을 구성하고 학습자들과 질의와 성찰을 통해 함께 성장 △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습득되고 학습된 우리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성찰하며 집단지성을 통해서 과제를 해결 △가상의 학습이 아닌 실제 꼭 추진해야 할 과제를 해결하면서 실질적인 역량을 향상 △과제해결에 실패해도 그 과정 속에 성장 과정을 확인하는 4가지 학습방향을 갖고 활동한다.

페다고지 학습과정은 액션러닝 세팅을 기반에 두고 있다. 조금 더 세분화하여 살펴보면 팀학습과 토론, 전체 공동학습(모듈학습)과 토론, 그리고 개인학습으로 나눌 있다. 5~6명으로 구성된 학습팀은 학습 기간 중에(평균 8개월) 약 8회~10회 이상 학습모임을 갖고 학습과 과제점검을 한다. 공동학습은 전체 학습팀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서 총 3회(개강,중간, 종결) 1박2일 혹은 2박3일 동안 숙박워크숍을 통해 집중 학습과 토론을 진행한다. 모듈학습은 전체 학습자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분야(리더십, 자원조사, 성과측정 등)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토론하는 시간이다. 페다고지 학습과정에서 유일하게 정형화된 학습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습자 스스로가 현장에서 자기주도적 학습과 과제 수행을 위한 Doing(Action)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페다고지 학습이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시사점은 △실질적인 과제를 해결해 내는 과정 속에서 문제해결 역량의 향상 △소수정예 학습팀이 8개월 동안의 학습활동을 통해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 △Learning by doing을 기반한 자기주도적 성인학습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세번째> ‘현장활동가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글이 계속됩니다.

 

출처 : 생협평론 2018 가을(32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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