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뉴딜 공동체활성화 가이드라인 수립연구 (1탄)

 

출처 : 한국어촌어항공단 홈페이지

해양수산부는 제2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2021∼2025) 중 하나로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터 조성’을 두고 있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 ‘어촌공동체 유지·강화’와 ‘지역주도의 어촌·어항 재생’, ‘이용자 중심의 어항시설 확충 및 개발’을 핵심 3대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촌의 혁신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 및 콘텐츠를 강화하며, 매력적인 어촌지역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어촌뉴딜 300사업’이 2018년도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2019년도에 70개, 2020년도120개, 2021년도 60개가 선정되어 2021년 10월 현재 전국 250개의 어촌뉴딜사업지가 운영되고 있다.

 

어촌뉴딜300 사업은 총 3년의 기간으로 이루어지며, 사업의 목표는 지역밀착형 생활시설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득 기반 시설을 조성하고 주민공동체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참여와 공동체의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구축하고, 주민들이 소득사업의 운영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국회 및 언론에서 다른 사업과의 차별성 부재 및 대상지마다 특색 없는 사업, 어촌 공동체에 맞는 특화사업이 아닌 토목공사에 집중되는 현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어촌에 특화된 주민 참여형 협의체 운영과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어촌어항공단과 함께 어촌뉴딜 역량강화(공동체활성화) 사업 가이드라인 수립연구를 21년 7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1. 어촌공동체의 특징

현재 어촌의 사회조직은 크게 어촌계와 자치조직으로 구분한다. 어촌계는 수산업협동조합법(1962년 제정)에 근거하여 행정구역과 경제권을 중심으로 설립되어 어민들의 이익을 대변해온 조직체이고, 자치조직은 어촌계가 결성되기 이전부터 운영된 조직이다. 어촌에서의 공동체 조직은 다양한데, 마을회, 청년회, 노인회, 부녀회 등의 임의 조직이 있고 마을의 개발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개발위원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한편, 고령화로 인해 어업자체가 쇠퇴하고, 귀어인의 진입이 늘어나면서 마을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있다. 연령별 귀어 현황을 보면 귀어인 중 19.3%가 30대 이하이고, 80%가 50대 이하로 같은 시기 귀농인구와 비교해보면 젊은 층의 귀어인 비율이 귀농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러한 통계수치는 최근 어업 소득이 상승하고 있고, 어촌해서 해볼 수 있는 사업군이 많아 귀어를 선택하는 젊은 도시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기도 한다(송영택 2018, 커뮤니티디자인관점에서의 어촌개발사업 평가지표 개발연구).

 

어촌뉴딜사업과 같은 지역개발사업에서 어촌공동체에 적합한 주민역량강화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어촌공동체가 다른 도시, 농촌 공동체와 다른 특성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시적으로는 어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 패턴에 따라서 역량강화사업을 수행하기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달라질 수 있고, 거시적으로는 어촌공동체만의 문화에 따라서 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접근 방식과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어촌뉴딜과 같은 지역사회개발사업에 있어서 성공적인 어촌공동체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2. 지역개발사업에 있어서 성공적인 어촌공동체 특징

2-1)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와 협력적 주민관계

지역개발사업이 지역사회와 주민주도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민 간 이해관계의 상충과 다양한 갈등상황을 지역사회 내에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주민 대다수가 합의하는 공통의 의제를 발굴하여 이를 구체적인 사업으로 성공시킬 수도 있어야 하는데 이것의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와 협력적 주민관계다.

2-2)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 개발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존재할 때 지역개발사업은 의도했던 성과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다수의 주민이 생업활동으로 지역사회개발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기 어려운 상황에서 리더십이 주도적으로 주민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들의 관심사를 해당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며,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관망자가 아닌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게 되면 해당 사업은 의도했던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3) 공공성과 호혜성에 기반한 공유자산 운영

어촌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은 공유자원(공동 어장)과의 존재이다. 이에 따라 공유자산의 공정한 운영은 단순히 경제적 관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촌공동체의 사회적자본 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공공성과 호혜성에 기반해 공유자산을 운영하는 경험은 어촌공동체 주민들이 협력적인 사회관계를 경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며, 결과적으로 신뢰와 협력 등의 사회적 자본 형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3. 어촌뉴딜 어촌공동체 주민역량강화의 방향

3-1) 어촌공동체의 숙의민주주의 지향

숙의 민주주의는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하며 타인과의 상호과정을 통해 경험적으로 반성적 사고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오류를 수정하고 의견을 변화시키는 성찰적 변화를 이끌어 내고 합의하는 과정”이다.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는 지역사회에서는 특정 권력에 의해 의사결정이 좌우되거나 그 결정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 피해갈 수 있는 크고 작은 분쟁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촌공동체 역량강화 사업에 민주주의 운영방식을 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2) 역량강화 사업 과정에서 주민 주도성 강화

사업 종료 후 ‘자생력 강화’를 강조하는 어촌뉴딜사업은 사업 초기의 ‘주민 참여’ 수준에서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책임과 권한까지 갖는 ‘주민주도’ 단계로 나아가야한다.

3-3) 집합적 문제해결 능력 향상

어촌공동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역사회 문제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개별적인 움직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공동의 문제를 설정하고, 협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3-4) 경제공동체의 공공성과 호혜성 강화

어촌공동체는 공유자원(공동어장)을 기반으로 형성된 경제공동체(어촌계)가 특징이다. 이러한 공유자원을 관리하는데 있어 경제적 효율성에만 매몰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게 접근하고, 분배하는 구조는 성공적인 어촌공동체 발전의 핵심 조건이다.

 

한편, 어떤 사업을 수행할 때 목표한 방향을 잃지 않고 가기 위해서는 가는 동안 지켜야할 원칙을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주민역량강화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4. 어촌공동체 주민역량강화의 원칙

4-1) 지역적 요소의 존중

주민주도성을 강화하고, 지역자산 기반의 지역문제 해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지식, 문화, 자원 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욕구와 문제, 강점과 장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결국, 그 지역사회의 독특한 특성을 경험하고 있는 지역사회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

4-2) 실천을 통한 학습(액션 러닝, Action Learning)

액션러닝(Action Learning) 방식은 참여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공동의 과제를 정해진 시점까지 해결하는 동시에 지식습득, 질문, 성찰 등을 통해 과제를 해결하는 학습과정이다.

이러한 액션러닝 방식을 통해 참여자들이 가상의 학습이 아닌 실제 꼭 추진해야할 문제를 집단 지성을 통해 해결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4-3) 학습 공동체 방식을 통한 상호 성장 촉진

주민역량 강화과정은 교사가 참된 지식이라고 여기는 정보를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은행 저금식’ 교육 개념이 아니라, 교사와 학습자가 상호 질의와 성찰을 통해 능력 고취(주민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정하는 능력 증대)를 이루는 ‘문제 제기식’ 교육 개념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1993, 파울로 프레이지, 페다고지).

4-4) 행정적 성과 중심이 아닌 주민·공동체의 성장 추구

어촌뉴딜사업을 통해 이루어야 하는 행정적 성과에 매몰되다 보면 실제 주민과 공동체에는 남는 것이 없고, 사업적 성과만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공동체의 성장 관점에서 성과를 고려해야 한다.

4-5)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과정

주민역량강화는 일회적인 교육이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경험이 주민 개인과 공동체 내부에 축적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본 가이드라인 연구는 어촌뉴딜300사업이라는 정책적 환경 속에서 어촌공동체의 주민역량강화사업을 가이드하기 위함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을 접목하고 활용하는데 가장 보편적인 활용법은 시간적 접근이라고 판단하고, 어촌뉴딜의 준비과정부터 종료까지 단계별로 ‘목표 및 방향, 사업내용, 주체별 역할’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어촌뉴딜300사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주민, 역량강화업체, 지자체 등)이 참여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슈들을 적절하게 대응하고 처리하는 것이 원활한 어촌뉴딜300사업의 추진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장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주요 이슈별 대처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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