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짚어보는 사회적경제기본법

난 8월 17일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은 포용적성장과 경제민주화를 주도할 핵심 법으로「사회적경제기본법」을「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 (일명 ‘사회적가치기본법’),「사회적경제기업제품의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함께 발의하였다.

더민주에서 발의한 사회적경제기본법의 내용은 19대 국회 때 신계륜의원이 발의했다 폐기된 사회적경제기본법안 중 2개 조항을 수정했을 뿐 2014년 신계륜의원이 발의한 내용과 같다.

이번에 수정 된 조항은 제8조(사회적경제 발전 기본계획의 수립)와 제9조(부문별 발전계획안 수립 및 시행계획의 수립)로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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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본법은 4가지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첫째, 지난 10여년 간의 경험을 통해 확인해 정부의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보완하고, 자본 중심의 기업 활동이 포괄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영역과 대상에 대한 보완적

역할을 해 온 사회적경제에 대한 제도적 인정이다.

둘째, 사회적경제의 고유한 속성을 규범화하고 자본 중심의 경제 활동과 다른 경제활동의 실체적 범주를 정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게 된다.

셋째,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은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비롯해 사회 가치를 우선하는 다양한 경제활동과 그 수행 조직을 사회적경제라 호명(呼名)해 사회적경제의 보편성을 확보하고 부문화 된 행정 정책의 통합성을 유도할 수 있다.

넷째, 호혜와 연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를 통해 경제공동체만이 아니라 생활공동체를 발전시키고 시민들의 선택지를 넓혀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풍토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지니는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경제기본법에 영향을 받는 주체들의 입장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사회적경제의 사회 가치적 측면과 침체된 지역 사화와 지역 경제를 촉진시키는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자치단체와 중간지원조직으로 역할 하는 기관들은 사회적경제기본법의 긍정적 영향력을 근거로 조속한 법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4년을 기점으로 자치단체의 사회적경제 조례 제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에 근거 법률의 마련이라는 필요가 크게 작용하는 듯 하다.

자치단체들은 사회적경제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통합 행정과 부서융합적 사회적경제 정책 수립이 보다 용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사적경제와 관련한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중앙의 사회적경제 기금을 활용한 자치단체의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의 확보 및 규모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반면 중앙부처 정책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각 부분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그 입장이 좀 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대체적인 경향은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한 적극적 찬성 보다는 우려와 반대의 입장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11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당시 보여주었던 태도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  사회적경제기본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의 근본적 차이는 협동조합기본법은 경제활동 방식에 있어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시민권의 확장’이라는 맥락에 서 있는 법이라 한다면, 사회적경제기본법은 다양한 방식과 위상으로 존재하고 있는 대안적 경제 활동 조직들을 사회적경제로 호명하면서 각각의 조직 특성을 무시하고 법률 기준에 따라 획일화하고 있다는 점이 대립된다.

​  사회적경제 조직 범주를 정함에 있어 당사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회적경제 조직을 특정하고 열거하는 방식이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 그리고 사회적경제 조직을 법률로 강제하면서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고시의무를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에만 특정하고 있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없이 형평성을 결여 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호명되나 우선구매 정책에서 보호되지 못하는 사회적경제 조직 주체들은 ‘득(得) 보다는 실(失)이 더 많은 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에 있어서 당사자들의 논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어 현실 적합성에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되는 점이다.

​​  현재 사회적경제의 대표적인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인증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한 협동조합은 현재 15,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에 의해 직접 영향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임에도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한 정보량은 균일하지 않으며 그 논의 역시 충분하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차적 책임이 사회적경제 주체에게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나, 사회적경제기본법이 특정 위험과 불편으로부터 시급하게 사회적경제 주체를 구하기 위한 계몽과 계도의 법이 아닌 이상 사회적경제 활동 주체들의 논의와 합의의 수준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4년 사회적경제기본법이 발의되었을 때, 악법이 아님에도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반대를 하거나 비판을 제기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민감해 질 필요가 있다.

당시 사회적경제기본법 발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에서 대응을 해 온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이하 연대회의)의 쟁점에 대한 의견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사회적경제 조직을 정함에 있어서 법률에 의한 열거주의가 아닌 당사자의 선택에 의한 신청주의 내지 등록주의 채택

▲ 실행을 담보하는 법이 아니라 개별법이 마련될 수 있는 근거법의 위상에 부합하는 간소한 법으로

▲ 중앙행정기구의 개편을 통한 통합을 지향하고(사회적경제 전담 부서 설치)

▲ 사회적경제위원회의 민․관거버넌스 실현과 자문 기구 이상의 위상 부여

▲ 전달체계에 있어 중앙기능은 최소화 하고 지역 차원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

▲ 전달체계 중심의 지원체계가 아닌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연합조직 및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지원체계 마련

▲ 사회적경제 자조기금(공제조합) 활성화 촉진

▲ 지역으로부터의 수렴된 상향식 방식의 발전 계획 수립

▲ 우선구매 의무고시 대상 확대와 입찰경쟁자 제한 등이다.

위의 내용은 상당부분이 더민주의 법안 내용으로 반영되어 있는 실정이나 법률 성격과 사회적경제 조직 대상, 우선구매 대상에 있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2016년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향방을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현상적으로 볼 때, 더민주의 발의 이후 다른 정당의 대응 활동이나 이 법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의견이 드러나고 있지 않다.

지난 8월 25일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민관정책협의회,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대화’ 토론회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발표가 있었을 뿐이다.

반면 2014년 비판적 기조를 지녀왔던 ‘연대회의’는 아직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외에 2014년 당시 법률제정에 반대했던 마을기업협회나, 농협을 대표로 하는 8개 개별법 협동조합들의 입장 역시 드러나고 있지 않다.

​사회적경제기본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해당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침묵은 두 가지 원인에 의한다.

더민주 외에 다른 정당들에서 법률 발의를 하지 않았기에 시기적 급박성이 작용하지 않고 있는 것과 논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됨으로 인한 시간 차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의 대상이 되는 다수의 조직들이 이미 사회적기업육성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을 통해 법에 의한 현실 경직성을 체감한 주체들이기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현재 나타나고 있는 침묵은 ‘관망’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현장의 침묵’을 ‘의견 없음’이나, ‘찬성’으로 단정 짓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찬성과 반대라는 결론에 주목하기 보다는 찬성과 반대의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어지길 기대한다.

 

      ※ 본 글은 월간 공공정책 9월호에 실린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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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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