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뉴딜 공동체활성화 가이드라인 수립연구 (2탄)

 

 

<어촌에 드리워진 소멸의 그림자>

 

어가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빠른 고령화로 어촌지역의 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촌이 사라지게 되면, 지속가능한 식량 공급, 국경해역 감시의 취약 등의 수산업‧어촌의 공익적 기능이 위축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어촌에 드리워진 소멸의 그림자, 농수축산신문, 2021.03.24)


 

위와 같은 배경에서 어촌을 다시 살리는 어촌어항재생활동이 해양수산부의 정책 사업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어촌지역의 특성에 따른 사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관련 뉴스레터: 어촌뉴딜 공동체활성화 가이드라인 수립연구 1탄)

이에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어촌어항재생사업 중 주민역량강화 과정이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 한국어촌어항공단과 함께 공동체 역량강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연구 기간 : 2021.07~2022.02)

※ 본 뉴스레터에는 가이드라인 전문이 아니라, 요약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

정책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역재생사업은 기간에 따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주민이 아니라 관(행정)과 전문가 주도로 이루어지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마을과 주민을 위한 사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주민이 사업 진행 과정에서 소외되고, 이로 인해 사업으로 만든 공간이 방치되거나,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본 가이드라인은 어촌어항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주민 주도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고, 이를 위해 ‘주민참여와 리더십,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단계별 사업’이라는 3가지 범주로 가이드라인을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위 3가지 범주는 총 5단계(준비, 진단, 계획, 실행, 평가 및 환류)로 구분되며, 어촌어항재생사업을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전 과정에서 주민, 지자체, 주민역량강화업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안내하였습니다.

 

<가이드라인 세부 내용>

 

준비 단계 :

어촌어항재생사업을 마을에서 꼭 해야하는 것인지 검토하는 단계


지역재생사업이 행정(관)의 성과주의로 인해서 지역에서 무분별하게 추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준비단계의 추진 방향입니다. 이에 주민 리더가 어촌어항재생사업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이해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이 단계에서 주민역량강화의 주요한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마을 리더와 주민들이 지역재생사업이 우리 마을에 필요한지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준비단계의 핵심 활동입니다.

(검토 회의 결과, 마을에서 어촌어항재생사업을 준비하기로 결정하면 진단단계로 넘어갑니다)

 

진단 단계 :

마을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나 관심사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사람이나 자원을 찾는 단계


지역재생사업에서 강화하고자 하는 주민역량을 ‘지역주민과 핵심 리더의 공동성장, 논의와 합의를 도출하는 역량, 사업을 추진하는 역량, 장기적 비전과 전략 수립 역량’으로 설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주민역량강화사업을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협동의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으로 설계하였습니다.

이 중 진단 단계는 지역의 필요와 욕구를 발견하고, 이를 함께 해결할 사람을 찾는 단계로써 전수조사를 통해 주민의 욕구와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 사업(활동)입니다. 또한, 앞으로 지역재생사업을 함께 실행할 주체(지역협의체)를 구성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역협의체는 어촌어항재생사업을 정부 공모사업에 제안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합니다.

 

진단 단계 핵심 활동

어촌주민 전수조사

마을 주민 전체를 만나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고, 어떤 점들이 필요한지 파악합니다. 전수조사는 주민역량강화업체와 주민이 협력해서 진행합니다.

지역협의체 역할

홍보 및 참여주민 모집

어촌어항재생사업의 핵심 의사결정 단위인 ‘지역협의체’의 역할을 마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합니다.

지역협의체 운영 약속 정하기

(팀빌딩)

지역협의체를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약속합니다(예시 : 회의 일자, 모임 장소, 진행자, 기록자)

마을 공동 비전(우리가 꿈꾸는 마을) 워크숍

주민 전수조사 결과를 마을 주민들과 함께 확인하고,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마을의 모습을 이야기해보고 정해봅니다.

주민역량강화 부분 예비사업계획서(초안) 작성 및 마을공청회

주민전수조사, 마을공동비전 등을 통해 만든 예비사업계획서를 마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받습니다.

(진단단계에서 예비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정부 공모사업에 제안하여 선정되면 계획단계로 넘어갑니다)

계획 단계 :

진단 단계에서 파악했던 주민의 필요와 욕구를 보다 자세히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만드는 단계


어촌어항재생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다시 한번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약 1년 동안 기본계획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정부에 승인받고, 2년간 실행하게 됩니다).

계획단계에서는 진단 단계에서 발견하였던 필요와 욕구(의제)를 지역사회조사를 통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주민투표를 통해 이러한 의제 중 핵심 의제(우선순위)를 정하고, 실제로 이를 함께 해결할 주민 분과를 구성합니다. 주민 분과는 시범적으로 의제해결활동(소규모 리빙랩)을 하면서 실행 가능성을 고려한 실행계획서를 작성합니다.

 

계획 단계 핵심 활동

지역사회조사

전수조사 때 나왔던 사람들의 의견들을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지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진행되나, 주민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갈등 이슈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참여하여 진행합니다.

지역핵심의제 (관심분야) 선정

지역사회조사 결과 중에서 마을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것을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합니다.

핵심 의제(관심분야)별 분과 구성 및 운영

주민투표로 선정된 핵심 의제(관심분야)를 실제로 같이 할 주민들을 모집하고 실행 계획을 만들어봅니다.

핵심의제 시범사업 및 활동 (지역특화사업의 체험과 소규모 리빙랩)

실행계획에 대한 주민 실행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소규모‧ 단기간으로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어촌어항재생사업 선진 사례 학습

어촌어항재생사업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이해도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을 비전 또는 핵심의제와 유사한 사업을 수행하는 지역으로 탐방하러 갑니다.

주민역량강화 부분

기본계획 보고서(초안)

작성 및 마을공청회

지역사회조사, 핵심의제 시범사업 및 활동 내용 등을 예비사업계획서에 반영하여 기본계획 보고서(초안)를 작성하고, 마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받습니다.

(지역에서는 계획단계를 마치고, 기본계획보고서를 작성한 후 정부로부터 승인받는 과정을 거칩니다)

 

실행 단계 :

핵심 의제를 해결하는 주민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 주민들이 핵심 의제 사업 및 활동에 필요한 기술과 기능을 습득하는 단계


실행 단계는 본격적으로 계획을 실행하며, 주민들이 역량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단계입니다. 물론 주민들이 지역사업과 활동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에 부족한 부분은 지역사회 관계망을 조성(관계기관과 협력 등) 하여 보완합니다.

한편,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주민공동체가 운영될 수 있도록 정례적으로 회의를 하면서 관련 훈련과 기술을 습득합니다. 민주적 의사결정 역량은 향후 마을에서 공유 공간(거점 공간)을 공공성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역량입니다.

실행 단계 핵심 활동

어촌어항재생사업 정보 공유 및

소통 창구 운영

어촌어항재생사업에 대한 주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지역협의체와 핵심의제 분과 소식을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공유합니다. ※ 정보 공유 방법 예시 : 현수막, 게시판, 소식지 등

핵심 리더 양성 및

 훈련

어촌어항재생사업 이후에도 지속해서 활동할 수 있는 주민리더를 양성합니다. 주요 학습 주제(예시) : 회의 진행방식 이해 및 훈련, 촉진(퍼실리테이션) 기술과 기록정리 훈련, 사업계획서 및 제안서 작성 훈련 등

지역협의체 운영 정례화

지역협의체에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주민, 공무원 등)과 사업 실행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해나가는 경험을 쌓아갑니다.

분과활동 정례화 및

핵심 의제 관련 역량강화

핵심 의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과활동을 주기적으로 하며, 주민들이 지역특화사업에 필요한 기술 및 능력, 팀워크를 쌓아갑니다. 핵심 의제와 관련된 사업이나 활동을 시범적으로 운영해보고, 관련된 지역을 탐방하고 학습합니다.

거점공간(공유공간)

운영 및 관리

어촌어항재생사업을 통해서 마을에 만들어지는 공간이 주민들에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논의하고, 준비합니다

사회적경제조직 등

법인 설립과 관련된

교육과 훈련

민주적으로 주민공동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법인을 설립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합니다.

 

평가 및 환류 단계 :

어촌어항재생사업이 종료될 때 계획 단계에서 세운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 주민들과 함께 평가하고, 향후 계획을 세우는 단계


어촌어항재생사업과 같은 정책적인 사업은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어촌뉴딜사업의 경우 3년). 따라서 이 시기가 끝나면 재정 등 여러 가지 지원도 끝납니다. 따라서 어촌어항재생사업 종료 후(지원 이후)에도 지속해서 주민들이 공동체를 운영하고 발전시키려면, 그동안의 활동을 평가하고, 향후 계획을 다시 세우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평가 및 환류 단계 핵심 활동

주민 중심의 역량강화 최종보고회 개최

지역주민들에게 그동안 주민역량강화사업으로 해왔던 주민 활동/사업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업 평가와 과제 수립을 위한

합동 워크숍

어촌어항재생사업과 관련한 핵심 관계자들이 모여서 사업에 대한 성찰과 평가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사업 이후 어떻게 해나갈지 논의합니다. 핵심의제 사업 및 활동에 대해 어촌어항재생사업 종료 이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합니다.

(필요시) 주민공동체 조직의 법인화 추진

주민공동체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충분한 준비가 되었을 경우, 마을에서 핵심의제 사업 및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단체의 법인화 과정을 추진합니다.

전문 그룹과 협업 체계 구축

어촌어항재생사업 종료 이후에도 주민공동체가 필요한 전문분야의 자문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관계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합니다.

 

점검 및 모니터링


어촌어항재생사업의 효과적인 진행과 실질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단계별(준비-진단-계획-실행-평가 및 환류)로 성과를 점검하고 조절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점검 및 모니터링은 ‘주민참여와 리더십,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단계별 사업’ 3가지 범주로 이루어집니다.

 

<가이드라인 활용과 한계점>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보편성을 추구해야 하다 보니, 각 지역의 상황과 여건에 맞추어 활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또한, 자칫하면 지역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고, 일원화시킬 수도 있어 주의해서 활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접목하려 하기보다, 재구성하며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가이드라인은 주민, 지자체, 주민역량강화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실행해야 하는 어촌어항재생사업에서 단계별로 주체별 역할을 안내함으로써 상호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도구로써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어촌어항재생사업에 있어서 주민역량강화사업의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은 완성본이 아니라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실제 지역에 적용하고, 평가하며 지속해서 보완되기를 바랍니다.

어촌뉴딜 공동체활성화 가이드라인 수립연구 (1탄)

 

출처 : 한국어촌어항공단 홈페이지

해양수산부는 제2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2021∼2025) 중 하나로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터 조성’을 두고 있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 ‘어촌공동체 유지·강화’와 ‘지역주도의 어촌·어항 재생’, ‘이용자 중심의 어항시설 확충 및 개발’을 핵심 3대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촌의 혁신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 및 콘텐츠를 강화하며, 매력적인 어촌지역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어촌뉴딜 300사업’이 2018년도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2019년도에 70개, 2020년도120개, 2021년도 60개가 선정되어 2021년 10월 현재 전국 250개의 어촌뉴딜사업지가 운영되고 있다.

 

어촌뉴딜300 사업은 총 3년의 기간으로 이루어지며, 사업의 목표는 지역밀착형 생활시설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득 기반 시설을 조성하고 주민공동체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참여와 공동체의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구축하고, 주민들이 소득사업의 운영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국회 및 언론에서 다른 사업과의 차별성 부재 및 대상지마다 특색 없는 사업, 어촌 공동체에 맞는 특화사업이 아닌 토목공사에 집중되는 현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어촌에 특화된 주민 참여형 협의체 운영과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사회투자지원재단은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어촌어항공단과 함께 어촌뉴딜 역량강화(공동체활성화) 사업 가이드라인 수립연구를 21년 7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1. 어촌공동체의 특징

현재 어촌의 사회조직은 크게 어촌계와 자치조직으로 구분한다. 어촌계는 수산업협동조합법(1962년 제정)에 근거하여 행정구역과 경제권을 중심으로 설립되어 어민들의 이익을 대변해온 조직체이고, 자치조직은 어촌계가 결성되기 이전부터 운영된 조직이다. 어촌에서의 공동체 조직은 다양한데, 마을회, 청년회, 노인회, 부녀회 등의 임의 조직이 있고 마을의 개발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개발위원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한편, 고령화로 인해 어업자체가 쇠퇴하고, 귀어인의 진입이 늘어나면서 마을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있다. 연령별 귀어 현황을 보면 귀어인 중 19.3%가 30대 이하이고, 80%가 50대 이하로 같은 시기 귀농인구와 비교해보면 젊은 층의 귀어인 비율이 귀농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러한 통계수치는 최근 어업 소득이 상승하고 있고, 어촌해서 해볼 수 있는 사업군이 많아 귀어를 선택하는 젊은 도시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기도 한다(송영택 2018, 커뮤니티디자인관점에서의 어촌개발사업 평가지표 개발연구).

 

어촌뉴딜사업과 같은 지역개발사업에서 어촌공동체에 적합한 주민역량강화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어촌공동체가 다른 도시, 농촌 공동체와 다른 특성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시적으로는 어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 패턴에 따라서 역량강화사업을 수행하기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달라질 수 있고, 거시적으로는 어촌공동체만의 문화에 따라서 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접근 방식과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어촌뉴딜과 같은 지역사회개발사업에 있어서 성공적인 어촌공동체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2. 지역개발사업에 있어서 성공적인 어촌공동체 특징

2-1)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와 협력적 주민관계

지역개발사업이 지역사회와 주민주도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민 간 이해관계의 상충과 다양한 갈등상황을 지역사회 내에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주민 대다수가 합의하는 공통의 의제를 발굴하여 이를 구체적인 사업으로 성공시킬 수도 있어야 하는데 이것의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와 협력적 주민관계다.

2-2)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 개발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존재할 때 지역개발사업은 의도했던 성과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다수의 주민이 생업활동으로 지역사회개발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기 어려운 상황에서 리더십이 주도적으로 주민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들의 관심사를 해당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며,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관망자가 아닌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게 되면 해당 사업은 의도했던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3) 공공성과 호혜성에 기반한 공유자산 운영

어촌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은 공유자원(공동 어장)과의 존재이다. 이에 따라 공유자산의 공정한 운영은 단순히 경제적 관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촌공동체의 사회적자본 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공공성과 호혜성에 기반해 공유자산을 운영하는 경험은 어촌공동체 주민들이 협력적인 사회관계를 경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며, 결과적으로 신뢰와 협력 등의 사회적 자본 형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3. 어촌뉴딜 어촌공동체 주민역량강화의 방향

3-1) 어촌공동체의 숙의민주주의 지향

숙의 민주주의는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하며 타인과의 상호과정을 통해 경험적으로 반성적 사고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오류를 수정하고 의견을 변화시키는 성찰적 변화를 이끌어 내고 합의하는 과정”이다.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는 지역사회에서는 특정 권력에 의해 의사결정이 좌우되거나 그 결정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 피해갈 수 있는 크고 작은 분쟁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촌공동체 역량강화 사업에 민주주의 운영방식을 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2) 역량강화 사업 과정에서 주민 주도성 강화

사업 종료 후 ‘자생력 강화’를 강조하는 어촌뉴딜사업은 사업 초기의 ‘주민 참여’ 수준에서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책임과 권한까지 갖는 ‘주민주도’ 단계로 나아가야한다.

3-3) 집합적 문제해결 능력 향상

어촌공동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역사회 문제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개별적인 움직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공동의 문제를 설정하고, 협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3-4) 경제공동체의 공공성과 호혜성 강화

어촌공동체는 공유자원(공동어장)을 기반으로 형성된 경제공동체(어촌계)가 특징이다. 이러한 공유자원을 관리하는데 있어 경제적 효율성에만 매몰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게 접근하고, 분배하는 구조는 성공적인 어촌공동체 발전의 핵심 조건이다.

 

한편, 어떤 사업을 수행할 때 목표한 방향을 잃지 않고 가기 위해서는 가는 동안 지켜야할 원칙을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주민역량강화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4. 어촌공동체 주민역량강화의 원칙

4-1) 지역적 요소의 존중

주민주도성을 강화하고, 지역자산 기반의 지역문제 해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지식, 문화, 자원 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욕구와 문제, 강점과 장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결국, 그 지역사회의 독특한 특성을 경험하고 있는 지역사회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

4-2) 실천을 통한 학습(액션 러닝, Action Learning)

액션러닝(Action Learning) 방식은 참여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공동의 과제를 정해진 시점까지 해결하는 동시에 지식습득, 질문, 성찰 등을 통해 과제를 해결하는 학습과정이다.

이러한 액션러닝 방식을 통해 참여자들이 가상의 학습이 아닌 실제 꼭 추진해야할 문제를 집단 지성을 통해 해결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4-3) 학습 공동체 방식을 통한 상호 성장 촉진

주민역량 강화과정은 교사가 참된 지식이라고 여기는 정보를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은행 저금식’ 교육 개념이 아니라, 교사와 학습자가 상호 질의와 성찰을 통해 능력 고취(주민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정하는 능력 증대)를 이루는 ‘문제 제기식’ 교육 개념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1993, 파울로 프레이지, 페다고지).

4-4) 행정적 성과 중심이 아닌 주민·공동체의 성장 추구

어촌뉴딜사업을 통해 이루어야 하는 행정적 성과에 매몰되다 보면 실제 주민과 공동체에는 남는 것이 없고, 사업적 성과만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공동체의 성장 관점에서 성과를 고려해야 한다.

4-5)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과정

주민역량강화는 일회적인 교육이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경험이 주민 개인과 공동체 내부에 축적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본 가이드라인 연구는 어촌뉴딜300사업이라는 정책적 환경 속에서 어촌공동체의 주민역량강화사업을 가이드하기 위함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을 접목하고 활용하는데 가장 보편적인 활용법은 시간적 접근이라고 판단하고, 어촌뉴딜의 준비과정부터 종료까지 단계별로 ‘목표 및 방향, 사업내용, 주체별 역할’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어촌뉴딜300사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주민, 역량강화업체, 지자체 등)이 참여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슈들을 적절하게 대응하고 처리하는 것이 원활한 어촌뉴딜300사업의 추진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장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주요 이슈별 대처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